본 글의 원 작성일은 2019년 4월 작성한 글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블로그 옮기는 과정에서 내용이 일부 추가, 수정되었습니다.
1년전 퇴사를 하고, 재취업(정확히는 발령)을 기다리는 이 시점에서 쓰는 퇴사일기.
- 약 8개월간 도서관 생활, 스펙을 쌓았던 과정
사실 말이 스펙이지만, 거의 기사준비가 아니었나 싶다.
'18년 4월 중순 회사를 나오고부터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아무래도 혼자 있는데다가 PC도 있어서 도저히 공부에 집중이 될 것 같지 않았다.
도서관이 아무래도 조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고, 공부를 하고 있어서 나도 반 강제적으로라도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노트북 이용석이 별도로 있어서 노트북 가져와서 휴대폰도 충전하면서 인강도 듣고, 궁금한 내용들을 바로바로 검색할 수 있었다.
'18년 4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8년 12월 중순까지, 약 8개월을 도서관을 다녔다. 물론, 중반부 이후부터는 입사지원서 작성, NCS, 면접공부가 모두 포함이 되었지만.. 매일은 아니고, 도서관이 한달에 두번 쉬는 1,3주 월요일, 그리고 주말을 제외하고 나머지 평일은 무조건 도서관을 갔다. 도서관 쉬는날, 그리고 주말은 왜 공부를 하지 않았냐 한다면 핑계일수도 있지만 쉬었다. 여자친구랑 데이트도 하고 맛있는것도 먹고.. 대신 평일, 도서관 가는 날에 대해서는 정말로 열심히 하자고 자기최면을 걸었다. 뭔가에 열정적으로 집중하고 몰두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휴식이 필수라고 생각기 때문.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서 간단하게 과일이나 건고구마 같은 것들 먹고 밤에 집에와서 늦은 저녁을 먹는 생활을 했다. 시간으로 보면 대략 오전 11시쯤 도서관 도착해서 오후8~10시까지 공부를 했었다. 공부의 내용이나 시간 배분은 준비기간에 따라 조금씩 달랐던것 같은데..아마 아래와 같이 했던걸로 기억한다.
1. 초반(전기기사 준비)
그래도 초반이라고 가장 열정적으로 공부를 했던것 같다. 도서관 도착해서 그냥 논스톱으로 인강만 주구장창 봤었다. 매일 10강 정도를 목표로 했는데, 인강 시간이 짧은건 20분짜리도 있고, 긴건 1시간 넘는 것들도 있어서 1.25배속으로 신나게 봤었다. 그래도 단순히 보고 필기하는 수준이라 힘들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인강을 다 듣고나서 시험 일주일 정도 전에는 정리한 내용 1~2시간 복습, 나머지 시간은 기출문제 풀이를 했다. 처음에는 책에 샤프로 풀다가 나중에는 풀었던 내용 지워버리고 따로 노트에 풀면서 반복을 했었고, 거의 문제와 답을 다 외워버릴때까지 했다. 따로 오답노트를 정리하지는 않았지만, 틀린 문제들에 대해서는 문제번호에 표시를 해서 다음번 풀때는 조금 더 주의해서 풀면서 머리에 익혔다. 사람마다 맞는 공부방식이 있지만, 나에게는 이 방식이 잘 맞아들어갔고 필기, 실기 무난하게 통과해서 8월 중순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뒤늦게 생각났는데, 전기기사 필기/실기 준비생들끼리 모인 오픈카톡방에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기도 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궁금한 내용들 물어보고 답해주는게 내가 모르던 부분을 채우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다. 특히, 실기는 서술형 문제들에다가 오래된 문제들은 규정이 바뀌어서 답이 달라지기도 하고 오답도 가끔씩 있어 제대로된 설명이 필요할때가 있어서 이럴때 오픈카톡의 도움을 받았다.
2. 중반(회사 정보 확인, 지원서 작성, 기사실기/NCS 준비)
6월말 전기기사 실기 시험을 치고, '18년 하반기 채용시즌이 다가왔다. 실기시험은 서술형이라 8월 중순에 결과가 나오는데, 내 시험친 결과를 나조차도 짐작하기 어려웠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실수들로 탈락할 수도 있으니.. 그렇다고 결과가 나오는 8월 중순까지 아무것도 준비 안하기는 아까웠다. 그래서 하반기 채용을 위한 회사조사, 지원서 작성, 전기기사 실기/NCS 준비 3가지를 병행했다.
첫번째로 회사 조사. 내가 지원할 회사들을 정리하고, 해당 회사들의 채용 정보들을 확인했었다. 기존에 알고있던 한전부터 시작해서 에너지, SOC 공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채용 일정은 사람인, 인크루트 공채 달력을 확인했고, 잡플래닛, 블라인드, 그리고 구글 검색 등으로 연봉, 복지, 근무지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아무것도 결정된게 없었지만, 혼자서 '여기에 내가 다니면 어떨까?'하는 식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즐거웠던 과정이었다. 나름 자존심은 있어서, 제법 유명하다는, 이른바 '메이저' 공기업들에 대해서는 거의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두번째로 입사 지원서 작성. 초반에는 귀찮았는데, 익숙해지니까 지원서 작성도 상당히 쉽게 진행되더라. 처음에 정말로 깊게 내 경험들을 정리하고나니 왠만한 자소서 질문을 보더라도 금방 쓸 소재가 생각이 나더라. 사기업을 지원했더라면 지원서 쓸때도 조금 더 집중을 했을텐데, 공기업은 서류지원자 전원 합격이나 적부 합격, 아니면 N 배수 합격으로 상당히 여유로운 수준이었다. 그래서 다른 회사에 썼던 내용을 돌려가며 쓰기도 했다.
세번째는 기사실기/NCS 준비.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전기기사 실기의 결과가 나오기 전인 약 한달반 기간동안 기사실기와 NCS 준비를 병행했다. 기사실기는 시험전 준비한대로 기출문제를 풀고, 모르는 부분 나오면 인강을 돌려보거나 인터넷/오픈카톡방에 질문. 그리고 NCS는 NCS에 전공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서, NCS 기본서와 기사 필기책을 다시 풀었다. 기사 필기책은 1~2년치, 횟수로는 4~8회를 매일 풀었다. 사실 필기를 공부하고 시험친지 오래되지 않아 남들보다는 전공공부가 수월했다. 많이들 그렇겠지만, 나도 NCS가 참 힘들었다. 그래도 시간이 답인지, 풀수록 조금씩 늘더라. 좀 더 자세한건 다음 퇴사일기에서 상세히.
3. 후반(필기, 면접 전형)
지원한 회사들 중, 여러 회사들 필기 시험을 치고 면접 전형을 치렀다. 개인적으로 필기의 문이 좁았고 면접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느껴졌다. 많은 회사에 지원서를 냈지만, 합동채용으로 필기시험을 친 곳은 그닥 많지 않았다. 준비는 앞의 중반부에서 충분히 설명을 했으니 스킵. 사실 필기를 통과한 회사가 많지 않아, 면접 준비가 쉬웠다.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들, 회사의 최근 이슈나 정보들, 그리고 혼자서 질문하고 답변하는 연습 등을 했었다.
기간 별로 대략 위와 같은 내용으로 준비를 했는데, 이 모든 시기에도 NCS나 기사 필기를 공부하면서 필기, 면접 전형의 대비와 탈락했을 경우, 다음 채용을 준비했다. 도서관에서 하염없이 공부를 하다보면, 날씨나 주변소식, 그리고 내 컨디션 등에 따라서 흔들릴때도 많았다. 그래도 주말의 휴식을 생각하고, 회사를 나오던 그때의 감정, 그리고 나의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며 공부에 집중했다. 사실, '고민/걱정할 시간에 문제나 하나 더 보자'같은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라 잡생각을 덜했다. 정말 공부가 안될때면, '그럼 30분 정도만 딴짓하고 다시 집중하자'는 식으로 규칙을 정하고 쉬었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게 되니까 1시간, 2시간으로 늘어나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취업이 쉬운게 아니다. 무엇보다 기간이 길어졌을때. 사람의 체력은, 육체든 정신이든 무한한게 아니다보니 점점 지치게 되더라. 만약 내가 하반기에 모든 회사에 떨어지고 이번 상반기까지 준비를 계속 해왔다면, 절대 제대로 집중하고 준비를 못할것 같다. 혹시 나에게 취업을 준비하는 친한 동생, 후배가 있다면 아마 이런 조언을 해줄것 같다.
'기간별로 준비할 것들을 나눠서, 한번에 확실히 끝장낸다는 생각으로 준비해라. 오래 끌어봐야 시간/돈 낭비에 무엇보다 니가 지친다. 그리고 중요한건 자신감!'